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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_내손안에 서울] 동물원보다 생생한 환경교육 "중랑천에 수달이 살아요"
- 관리자
-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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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보다 생생한 환경교육 "중랑천에 수달이 살아요
도심에서 만나는 하천은 옛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다. 어디를 가나 딱딱한 콘크리트 제방에 직선화된 하천을 만나게 된다. 하천 주변에는 드넓은 녹지 대신 회색빛 도로 위 즐비한 자동차가 자리하고 있다. 환경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하천 이용에만 치중하여 개발해온 결과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자각하고 하천 생태계를 되살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좋은 본보기가 서울 도심 속을 흐르는 한강의 지천, '중랑천'이다.
예로부터 맑은 물을 자랑하던 중랑천 Ⓒ강사랑
중랑천은 경기도 양주시 불곡산에서 시작되어 서울로 유입된 중랑천은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중랑, 동대문, 성동, 광진 등 8개 구를 지나서 한강으로 유입된다.
중랑천은 예로부터 수려한 풍경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하천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변모하기 시작했다. 공장 폐수와 생활 하수 방류, 쓰레기 무단 투기로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지경까지 오염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랑천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하천 속 쓰레기를 치우고 수질 정화 식물을 심는 등 중랑천을 생명의 하천으로 되살리는 운동을 펼쳐 나갔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1년 이후 중랑천은 수질이 크게 좋아지고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이 깃들어 살아가는 하천이 되었다.
중랑천 지킴이, 중랑천환경센터 Ⓒ강사랑
맑고 깨끗한 중랑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할 때, 중랑천환경센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6년 개관한 중랑천환경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한 하천 환경 센터로 손꼽힌다. 하천 보호 활동과 함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환경 교육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곳이다.
중랑천환경센터에서는 지난 2월 25일 수달을 주제로 중랑천의 생태환경을 알아보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초등학생 어린이를 동반한 여러 가족들이 참여한 모습에 중랑천 수달에 대한 높은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랑천환경센터에서 열린 '수달과 함께 밤을'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들 Ⓒ강사랑
중랑천환경센터 이순희 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약 50년 전만 해도 중계천과 인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수달은 하천이 오염되고 각종 개발 사업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자 위험을 느끼고 떠나갔다고 한다.
수달이 다시 서울 한강에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진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수질 환경이 개선되는 등 하천의 생태가 다소 회복되면서 수달과 같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이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중랑천에서 수달은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이순희 강사의 인도에 따라 프로그램 참여 가족들과 함께 수달 발견 지점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수달 배설물과 발자국을 확인하면서 중랑천에서도 수달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실제로 수달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수달의 출현이 예상되는 지점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했어요. 여러 번 허탕을 치고 나서야 비로소 수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이순희 강사는 말했다.
수달이 발견된 지점은 중랑천과 당현천이 만나는 곳, 즉 물과 물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먹이가 풍부하여 힘 들이지 않고 사냥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에 수달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또한 인근에 갈대숲이 형성되어 있어 몸을 숨기기 좋은 데다 먹고 쉴 수 있는 모래톱도 있어서 수달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임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020년 겨울 무인 카메라에 처음 포착된 수달은 2021년, 2022년에도 거듭 포착되었다고 한다.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함께 수달 발견 지점을 찾아가 보았다. Ⓒ강사랑
수달 발견 지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중랑천환경센터로 복귀하여 수달 아크릴 조명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크릴 판에 도안을 붙이고, 철필로 도안을 따라 그린 후 원목 받침대에 끼우니 멋진 아크릴 무드등이 완성되었다. 수달이 그려진 아크릴 무드등을 만들어 보는 동안 아이들의 마음 속에 중랑천은 맑고 깨끗하게 가꿔 나가야 할 소중한 것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
또한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하천의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 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강과 하천의 수변 습지를 지키는 것, 생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 것, 그리고 가능한 수변 가까이 들어가지 않는 것 등 실천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수달 무드등을 만드는 어린이 참여자들 Ⓒ강사랑
당일 현장에서 만난 김지혜 씨는 “아이가 곧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요즘 부쩍 호기심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 중랑천을 걷다가 ‘여기 물고기들이 사니까 수달도 살아요?’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아이가 교육을 받으며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여자 김지은 씨는 “아이가 중랑천에 수달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해 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하천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천 환경에 대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던 '수달과 함께 밤을' 교육 모습 Ⓒ강사랑
중랑천환경교육센터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참관하며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환경교육이 유익할 뿐 아니라 재미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수달과 함께 밤을(수달 무드등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중랑천을 거닐며 수달이 살 수 있을 만큼 좋아진 하천의 환경을 직접 살펴보았다. 여기에 수달의 먹이가 되는 다양한 생물들에 대한 설명이 더해지니 바람직한 하천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동물원에 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수달이 이렇게나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물이 서로 공존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수달 출현 모니터링 지점 Ⓒ강사랑
이순희 강사는 “우리 주변 가까이에 멸종 위기 동물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중요한 것은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감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모래톱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해요. 이것을 준설해 달라고 민원을 넣을 게 아니라 그 가치를 기억하여 남겨두는 거지요. 우리 아이들이 중랑천의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라고 당부했다.
도심 속 중랑천에서 발견된 수달은 중랑천의 생태환경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수달의 먹이를 살펴보면 물고기에서부터 참게, 개구리, 작은 포유류, 심지어 새까지 다양하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수달이 돌아온 것은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들이 다양해졌음을 가리킨다. 중랑천이 본래의 자연 능력을 다소 회복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달을 비롯한 중랑천 야생 동물들은 언제 서식지를 떠날지 모르는 불안함을 안고 있다. 자연 생태계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하는 하천 공사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켜야 할 도심 하천, 중랑천 Ⓒ강사랑
하천은 시민들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일 뿐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이다. 천변 도로를 포장하고, 하천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계단을 만드는 것보다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존하는 쪽으로 하천을 가꿀 필요가 있다.
시민들도 하천의 생태를 가꾸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야 한다. 생활하수 처리 문제를 비롯하여 하천에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감시하고 금지하는 노력이 그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하천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야생 동물들이 마음 놓고 살아가는 생태 하천이다. 다양한 동식물을 품고 길러내는 하천이라면 사람 또한 넉넉히 품어주리라 믿는다.
중랑천환경센터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덕릉로430
○ 교통 : 7호선 중계역 5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1호선 녹천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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